도망

끄적/아이마스 2016. 2. 29. 18:25

녹이 슬었다.

반짝반짝 빛나던 미키의 빛이 사라져 버린 지금 쓰기에 좋은 말이 아닐까.

미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목표가 사라지자 서서히 녹이 슬듯이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이 싫었던 걸까. 미키는 나를 떠나 자신의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예전의 치하야가 그랬던 것처럼. 

모두 미키에게 괜찮다고 금방 원래 미키로 돌아올 거라고 말할 때 나는 그저 미키를 지켜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미키의 빛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게 진짜 예전의 미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미키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났다.  

내가 가진 빛이 미키 옆에 서면 밀릴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너무나 눈부셨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천재라서 가진 빛이라고 말했지만 아니었다.

미키의 빛은 절대 선천적인 게 아니었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돌진해 가는 미키가 만들어낸 빛이었다.

미키는 목표가 생기면 그것만 바라보는 타입이니까. 그래서 목표 하나만을 보고 노력해온 결과였다.

그런데 그런 미키의 빛이 목표를 잃자 사라졌다.

내가 괜한 소리를 해서겠지. 

"미키 넌 안 그럴 거 같은데 늘 열심히 하네"

"우 데코쨩 안 그럴 거 같다니 미키는 언제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거야!"

"데코쨩이라고 하지 마! 그래서 목표는 달성했어?"

"미키 그걸 잘 모르겠는 거야."

"목표가 뭔데?" 

"미키는 톱 아이돌이 되는 게 목표인 거야"

"톱 아이돌? 그럼 그건 영원히 못 이루겠는데?"

"어째서?"

"그야 톱 아이들은 내가 될 테니까. 톱 아이돌이 둘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데코쨩한테 질 리 없는 거야!"

"미키, 그거 무슨 뜻이야?"

"미키가 더 빛나는걸!"

"그럴 리 없어!"

"하지만 그런 거야." 

"흥 그럴 리 없다니까 뭐 네가 진짜 톱 아이돌이 돼서 반짝반짝 빛난다면 나보다 빛날 테지만 내가 될 테니까!"

"톱 아이돌은 미키가 되는 거야! 톱 아이돌이 돼서 미키가 더 빛난다는 걸 데코쨩이 알게 할 거야! 그게 미키의 새 목표인 거야"

그 대화 이후로 우리는 서로를 라이벌로 여기며 열심히 해왔고 결국 우리 둘 다 전 국민이 아는 아이돌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나는 깨달았다.

둘 중에 더 빛이 나는 건 미키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늘 미키의 옆에서 같이 활동을 했다. 빛이 두 개라면 누가 더 빛나는지 알 수 없으니까.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방법. 한 사람의 빛이 더 커진다면 그때부터는 누가 더 빛이 나는지 눈에 잘 띄게 할 뿐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무렵의 나는 이기적이었기에 미키에게 가 말했다.

"미키... 넌 지금 톱 아이돌이야. 네가 나보다 더 빛나. 이제 넌 뭘 할 거야?"

"데코쨩?"

"네 목표가 이루어졌어. 이제 넌 무슨 목표를 향해 뛰어갈 거야?"

일부러 목표를 달성했다고 미키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면 미키가 새 목표를 찾기 전까지는 빛이 사그라들 테고 그땐 내가 더 빛이 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생각대로 일이 풀려갔다. 미키의 빛이 정말 사그라들었으니까.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미키는 다시 목표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미키의 빛은 죽어갔다.

미키는 이제 빛이 나지 않았고 팬들은 그걸 그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챘다.

처음에는 팬들도 미키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래도 미키의 빛이 다시 돌아오지 않자 팬들은 다른 빛을 찾아 서서히 떠나갔다.

그 모습을 보는 미키는 빛이 사라지는 것도 모자라 서서히 무너져 갔다.

자신을 지지해주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난다는 게 무섭다고 내게 말할 정도로. 

나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미키를 이렇게 만든 건 나니까. 

그저 미키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데코쨩... 이제 미키 반짝반짝하지 않으니까 팬들이 떠나는 걸까? 미키는 어떻게 해야 다시 반짝 거리는 거야? 미키 모르겠어"

"...데코쨩도 빛이 나지 않는 미키는 필요 없는 거야? 그래서 그렇게 미키를 쳐다보기만 하는 거야?"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미키가 그렇게 된 건 나 때문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키는 떠나갔다. 

"안녕 데코...이오리"

그 말을 남기고 미키는 자신의 집에 틀어박혔다.

그 소식을 듣고 사무소의 다른 아이돌들이 모두 미키에게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고 미키를 달랬지만 나만은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목표만 찾으면 된다고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무너져가는 미키를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미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나는 훨씬 이기적이었고 한심했다.

미키가 나를 미워하는 게 두려웠고 남들이 이런 나를 욕하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미키를 저대로 내버려두기에는 가슴이 너무 욱신거렸다. 

"미키가 지금 빛이 나지 않는 건 목표가 갑자기 사라져서일 거야"

"무슨 소리야 이오리?"

"미키는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고 했어. 그러니 분명 목표가 사라져서 방황하는 걸 거야"

"그렇구나! 그럼 그걸 미키한테 말하면 되겠네!"

나는 미키의 목표가 사라진 게 나 때문이라는 말은 빼고 하루카에게 말했다. 

미움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에 내가 미키에게 직접 말하는 건 두려웠기 때문에 하루카에게 추측인 것처럼 말했고 하루카는 그걸 그대로 다른 아이돌들에게 전했다.

모두 그 사실을 듣고 기뻐했다.

이제 곧 미키가 원래대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난 그 와중에서도 미키가 나 때문에 목표가 사라졌다는 걸 깨달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했다.

하루카가 미키에게 목표 때문이라고 다시 톱 아이돌을 목표로 하자고 말하자 예상대로 미키는 다시 빛을 되찾았다.

그리고 나 때문에 목표가 사라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듯 다시 내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데코쨩! 미키 이제 다시 빛이 나는 거야!"

"잘됐네. 미키"

미키가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게 기뻤다. 이기적인 내 모습이 들키지 않아 기뻤다.

한편으로는 미키가 빛이 나니 이제 나는 다시 미키에게 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키는 나에게 와 안기며 말했다.

"미키, 데코쨩이 미키 미워하지 않게 다신 빛을 잃지 않는 거야!"

가슴이 욱신거렸다. 미키가 빛을 잃은 건 나 때문인데 그런데 내게 와 말하는 미키를 보니 참을 수 없었다.

미키가 그렇게 된 건 나 때문인데 미키는 나에게 와 미소 지었다.

이기적인 내 모습이 미키때문에 더 어둡게 보이는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키와 다시 겨루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은퇴라는 선택을 했다.

미키와 겨루는 게 무서웠기에 도망을 택했다.

"데코쨩,미키가 너무 느려서 그래? 이제 미키는 예전처럼 빛나지 않아서 그러는 거야? 금방 다시 빛날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미안. 미키"

그게 미키에게 전한 내 마지막 진심이었다.

나는 도망쳤다. 

미키는 다시 빛이 난다. 예전보다 훨씬 더.

그래서 나는 미키를 보지 못한다. 

나 때문에 잃어버린 빛을 찾았지만, 아직도 진실을 모르는 미키를 보면 도망친 나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깨닫게 되기에. 

그런 자신이 한심하기에 나는 미키를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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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덥잖은 도시전설

끄적 2016. 2. 29. 18:25
사람들이 가득 사는 이곳 사람들이 많이 살다 보니 자연히 소문이 생긴다 게다가 이곳은 어둑어둑한 곳이다보니 도시 전설도 생기기 마련
하지만 이곳 도시 전설은 다른 도시 전설과 무언가 다르다. 뭐가 다르냐 하면 바로 시답잖은 도시 전설이라는 점!
예를 들면 밤 12시가 되면 박물관 정원에 있는 동상이 움직여 화장실을 간다는 전설이나,자신이 수전증이 있다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때마다 초점이 나가게 하는 전설들이 한가득! 아아 이 얼마나 시답잖고 쪼잔한 전설인가? 이런 도시 전설은 들어도 들어도 도시 전설 같지 않고 오히려 농담 같아 모으는 맛이 있다. 게다가 도시 전설 100개를 모으면 귀신이 나온다는 이야기 조차 무섭지 않게 되는 도시 전설 이러한 도시 전설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잘 잤다."
"지금이 몇시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니?"
"몇신데요 엄마?"
"무려 새벽 3시란다 3시!"
"넌 12시에 화장실 가는 도시 전설인데 3시에 일어나다니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에이 솔직히 이런 시답잖은 도시 전설 보러오는 사람이 누구 있다고 그런걸 일일히 지켜요. 솔직히 귀찮다구요."
"어머 어머 지금 뭐라고 한거니! 시답잖다니? 그래도 넌 나은편이란다! 저기 학교에 매일 지우개를 집어 삼키는 아이에 비해서 넌 얼마나 편하니? 그냥 12시에 일어나서 화장실쪽으로 걷기만 하면 되는건데 지금 그게 귀찮다고 그러는 거니?"
"아 알았어요. 내일부터 제대로 하면 될거 아니예요."
"그래 그래야 우리 착한 아들이지 내일부턴 제대로 해야한다?"
"네네"
"대답은 한번만!"
"네 알겠어요. 그런데 엄마 나 궁금한게 있는데 엄마는 도대체 무슨 도시 전설이에요?"
"어머 내가 아직 너한테 이야기 안 해줬니?"
"네 그래서 지금 묻고 있잖아요."
"이 엄마는 말이다 사람들의 시계를 조금씩 엇나가게 하는 일을 한단다."
"뭐하러 그런 일을 해요?"
"그야 내 몸의 있는 시계가 1분씩 엇나가니까 그렇지 내 시계만 엇나가다니 억울하잖니?"
"겨우 그런 이유에요?"
"어머 겨우라니 너 저기 있는 저 전설이 왜 사람들이 사진 찍을때마다 초점 나가게 하는 지 이유 아니?"
"아뇨 모르는데요."
"저 전설은 수전증이 있어서 언제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만 찍거든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 근처를 지나가면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다니 얼마나 짜증나겠니? 그러니까 항상 저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면 초점이 맞지 않게 되는거야"
"아니 이유들이 하나같이 왜 그래요? 그러면 지우개를 먹는 아이는 살아생전 단 한번도 지우개르 끝까지 쓴적이 없어서 지우개를 자꾸 먹는건가요?"
"어머 역시 우리 아들이야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안다니까 그래 정답이란다!"
"에휴...난 왜 하필 이런 시답잖은 전설들만 있는 곳에 태어난 거야?"
"시답잖은 전설이 뭐 어때서 그러니? 도시 전설이지만 안 무섭고 재미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 전설이니?"
"됐어요 됐어 저 잠이나 잘래요."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요 크면 시잡잖은 도시 전설이 재미있다는걸 알게 될거란다! 꼭 12시에 화장실 가야한다? 알았지?"
쿨...
"이런 벌써 잠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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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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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보존 법칙

끄적 2016. 2. 29. 18:24

운 보존 법칙
여러분은 운 보존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 없으시겠죠. 그도 그럴게 지금 제가 즉석에서 생각해낸 말이거든요.
하하, 농담하는 것 아니니 화내지 마시고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세요.
자 우선 이 운 보존법칙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해요.
모두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 아시나요? 모르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으니 간략하게 먼저 이야기 해볼게요.
판도라의 상자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제우스가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판도라에게 모든 신들의 특성을 한 가지씩 주어 인간세계로 내려 보냅니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호기심을 주고 상자하나를 주면서 이렇게 말하죠.
"절대로 이 상자를 열어보지 말거라"
판도라는 신의 말을 지키려 노력했으나 결국 호기심에 못 이겨 상자를 열어버립니다. 
그리고 상자 속에 갇혀 있던 질투,욕심,복수같은 것들이 인간세계로 흩어져 버립니다.
그동안 모르고 있던 죄악들이 갑자기 인간세계에 흩어져 나타나니 사람들은 혼돈상태에 빠집니다.
판도라는 이러한 것들이 나와 흩어지자 놀라 상자를 다시 닫아보지만 이미 희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흩어져 버린 후였습니다.
절망에 빠져 있던 판도라에게 유일하게 상자에 남아있던 희망이 판도라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여기 있어요."
그렇게 인간은 온갖 죄악과 재앙 속에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판도라의 상자입니다.
간략하게 정리가 되지 못했네요. 하지만 제가 지금 말하려는 판도라의 상자는 이 이야기와 조금 다릅니다.
제우스가 인간을 벌하기 위해 판도라를 인간세계에 보낸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축복하기 위해 내려줬다는 점이 앞서 말한 이야기와 다른 점이죠.
물론 판도라는 다른 신들의 특성을 한 가지씩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제우스가 판도라에게 상자를 줍니다. 
그 상자에는 온갖 죄악과 재앙대신 행운,기쁨,재능등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물론 제우스는 이 이야기에서도 절대 이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하지만 선물이라면서 주는데 열어보지 말라는 말을 지키기는 정말 힘들죠. 
결국 판도라는 상자를 열어 상자에 가득 차 있던 행운,기쁨,재능등이 모두 흩어져 떠나버리고 유일하게 희망만이 남아버립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희망만을 언제나 간직하고 행운,기쁨,재능등은 아주 가끔씩만 마주칠 수 있게 되어버렸답니다.
이 이야기를 앞서 이야기 한 것은 행운이 인간 세계에 흩어져 가끔씩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이야기를 해야 이해하기 쉬울 거라 생각했거든요. 
자 이제 드디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행운의 사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운이 좋은 사내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태어났을 때부터 운이 좋았던 건 아니랍니다.
아 태어났을 때부터 남들과 다르기는 했네요.
이걸 깨달은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깨달았지만요.
우선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 간직할 수 있는 운의 양이 정해져 있답니다.
물론 저처럼 예외인 경우도 있고요.
일단 예외 경우인 제 이야기는 잠시 제외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대해 이야기 하자면
평범한 사람들은 일정량의 운만큼만 간직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일정량의 불운만 겪게 됩니다.
행운과 불운은 붙어있거든요.
행운이 크면 클수록 불운도 커집니다. 대신 행운을 겪는 기간이 길어지죠.
일직선으로 붙어있는데 제일 처음 몸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불운이 몸에 닿기 전까지는 행운을 겪는 기간이고 불운이 몸에 닿고 빠져나갈 때까지는 불운을 겪는 기간이에요.
하지만 매우 작은 크기의 불운은 무시할 수 있어요. 물론 안타깝게도 이 불운을 무시할 수 있는 크기의 한도도 태어나는 순간에 정해집니다. 그 근처에 행운이 많다면 불운을 무시할 수 있는 크기가 커지는 거죠. 반대로 행운이 적다면 불운을 무시할 수 있는 크기는 정말 작아집니다. 태어난 순간 행운의 양에 비례한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운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정량만큼 가질 수 있는 운의 양도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와 같은 존재가 존재하기에 여러분들은 불운이 없는 행운만을 가질 수도 있답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만요.
자 이제 저와 같은 존재가 뭔지 설명해야겠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전 행운 뒤에 붙어있는 불운을 잘라낼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들도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대다수의 여러분들이 잘라낼 수 있는 불운의 양이 굉장히 작고 잘라내기 힘들기 때문에 하나 안 하나 별 차이가 없어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이 방법을 알게 된 시기는 제가 성인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성인이 되자마자 방법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아 하지만 물론 이 방법에도 부작용은 존재합니다.
불운만 잘라내려고 했는데 실수로 행운을 잘라버려서 불운 없는 행운이 인간 세계를 떠돌게 만들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그런 행운은 저와 같은 존재에게는 가지 않기에 여러분들만이 불운 없는 행운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뭐 이것도 어느 정도 운에 좌우되기는 합니다만……. 이점은 제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위와 같은 부작용은 가끔 일어나는 거지만 매번 언제가 됐든 일어나는 부작용이 있어요.
바로 잘려나간 불운은 어떻게든 다시 자른 사람에게 돌아온다는 부작용이죠. 물론 행운이 많으면 그 불운을 최소화시키기에 괜찮지만 그것도 일정 한도까지죠. 일정 한도를 넘는 순간 전 행운의 사나이가 아니라 불운의 사나이가 될 겁니다.
이 불운을 피하기 위해 저와 같은 사람들은 언제까지고 행운 뒤에 있는 불운을 잘라내는 일을 해야 하고 커져버린 불운을 피하기 위해 다시 행운을 자르고 그런 과정을 죽을 때까지 되풀이 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일시적으로 보면 행운의 사나이라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 더 이상 잘라내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그 때는 거의 죽음에 근접할 정도의 불운을 겪는 사나이가 된다는 이야기죠.
이상 운 보존법칙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어떠신가요? 재미있으셨나요? 재미있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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