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 어딜 그리 바쁘게 가는거야?"

정답게 제 이름을 불러주며 다가오는 나리.

"사건 현장에 갑니다."

"그렇구만 그래 그럼 박포두는? 늘 같이 다니지 않나"

"포두님은 지금 현장에 계시고 전 포두님 명령으로 잠시 어디 다녀오는 길입니다."

"그래? 그 사건현장이란 곳이 어딘가?"

"말씀드릴수 없습니다. 가르쳐 드리면 또 멋대로 현장에 들어가 계실것 아닙니까?"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서연이"

"매번 그러셨지요"

"서연이는 날 너무 잘 안다니까"

나리는 여전히 정후소를 하시며 사건현장을 돌아다니시는데 요즘 들어서는 굳이 의뢰가 오지 않더라도 아무 사건현장이나 멋대로 들어와 순식간에 사건을 해결하시는 통에 한양에 무슨 일이든 모두 해결하는 양반님이 계신다는 소문이 온 사방에 퍼졌다.

"오늘은 정말 안됩니다. 요즘들어 의뢰가 아니더라도 계속 와서 도와주고 그러시는데 안 그러셔도 괜찮습니다." 

"박포두님 스스로 하실수 있으시니까요. 자꾸 그렇게 대신 해결하시다간 박포두님 버릇듭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포두님은 사건이 있을때마다 매번 나리님 안 지나가시나 하고 목을 쭉 빼시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신다. 자꾸 나리께 의지하면 아니된다고 말씀드려도 나리를 매번 기다리시니 문제다.

"그래? 그럼 이번에는 조언만 해줄게"

"아니됩니다."

"조언을 듣고 생각하면 스스로 사건을 푸는건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박 포두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좋아. 허락한게지? 그럼 같이 가자 서연이"

결국 저는 나리를 설득하는걸 포기하고 나리와 사건현장에 갔고 조언만 한다고 하시던 나리는 내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순식간에 사건을 해결하시고는 포두님께 이상한 말을 하셨다.

"박 포두! 사건 해결해줬으니 서연이는 내가 잠시 데려가네!"

"오늘내로는 돌려주십시오!"

"포두님!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서연이 나리랑 잘 놀다와!"

저는 영문도 모른채 나리께 끌려가다시피 운종가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나리?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응 내가 서연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박 포두한테 사건 해결해줄테니 너 빌려간다고 했지 오늘 하루종일 나랑 있는거야"

"하지만 제 의견도 안 물으시고 그렇게 결정하시면 어쩌십니까 제가 만약 싫다 했음 어떡하시려고요"

"응? 서연이는 내가 싫어?"

"아뇨 제가 나리를 왜 싫어해요 좋습니다 좋아요"

"그럼 됐지 뭘 그래 자자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나리가 저를 끌고는 사람이 잘 안 다니는 남촌 뒷산으로 오시고는 풀밭에 누워 턱을 괴신채 제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계셔 저는 나리께 여쭸습니다.

"나리? 왜 아무말도 안하시고 저를 계속 보고 계십니까?"

"그야 서연이가 이뻐서 그러지 그나저나 여긴 사람도 없는데 그냥 말 낮추면 안 돼?"

"제가 어떻게 나리께 말을 낮춥니까 전 미천한 신분인걸요."

"난 서연이가 나한테 말 높이는게 그렇게 불편하더라 좋아하는 사람한테 높임말 들으면 뭔가 기분이 이상하단 말야"

나리는 아무생각 없이 절 좋아한다고 말하신거겠지만 저는 바보같이 그 소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응? 서연이 왜 그래 어디 아파?"

"나리가 갑자기 좋아한다 하시니 좋아서 그렇습니다."

"그럼 자주 해줘야지 좋아해 서연이 참 좋아해 세상 그 누구보다 이쁜 우리 서연이"

"그만하십시오"

"응? 왜 그래 사실인데 서연이가 계속 말 높이면 매일 좋아한다고 해야겠네"

"하지만 제가 어떻게 나리께 말을 놓습니까"

"그러면 여기 입 맞춰주던가 그러면 말 높여도 봐줄게"

아마 나리는 제가 먼저 입을 맞출리 없다고 생각해 하신말씀이시겠지만 전 눈을 감고 자신의 입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던 나리의 손을 치우고는 나리의 입에 입을 맞췄습니다.

나리는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셨지만 곧 입을 벌려 제가 입 맞추기 좋게 해주셨고 그렇게 한동안 입을 맞추고 살짝 물러나자 나리는 제게 말했습니다.

"서연이 나한테 말 놓는게 그렇게 힘들어?"

"싫으셨습니까?"

"아니아니 너무 좋아 그러지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 같은걸!"

"죽으시면 아니 됩니다."

"농일세 농. 우리 이쁜 서연이 두고 어떻게 죽어"

"이쁘다고 그만 말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응 안 돼 서연이가 이쁜건 사실이니까.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이 아이가 이쁘냐 물으면 백 중 백 예 아주 이쁩니다라고 할거야"

"어? 서연이 또 얼굴 빨개졌다!"

"저 놀리시는게 그렇게도 재미있으십니까"

"놀리는거 아니라니까? 사실이야 서연이 진짜 예뻐"

"말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쁘다니까 안 믿네"

"나리"

나리는 작게 투덜거리신다고 투덜거리신거겠지만 제게는 그 소리가 다 들렸고 고개를 돌린채 투덜거리는 나리의 모습이 너무 예쁘게 보여 전 나리를 불렀습니다.

"응? 왜 서연..."

나리는 저를 쳐다보며 제 이름을 부르다 끝까지 부르지 못하고 제 입에 입이 막혔고 다시 한번 눈이 동그랗게 커진 나리의 얼굴을 보며 전 계속 입을 맞췄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고 전 서서히 나리와 떨어졌고 나리의 빨개진 얼굴을 보며 쿡쿡 웃었습니다.

"아니 서연이 이게 갑자기 무슨...!"

"나리 얼굴도 빨개지셨네요. 귀엽습니다."

"응? 지금 뭐라고 했어?"

"나리가 귀엽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고...고마워 서연이"

그렇게 한나절동안 나리와 웃고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즐겁던 하루는 처음이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끝나고 돌아갈 시간이 되어 나리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잘가 서연이"

"나리도 잘가십시오"

"내일 또 보자!"

"네 나리"

살짝 미소 지으며 나리께 대답하자 나리도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연모합니다 설영아씨"

나리가 듣지 못할 크기로 작게 말하고는 오늘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며 포청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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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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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둘

끄적 2014. 7. 21. 22:12

저기 너 말이야 나와 함께 있지 않을래내가 너와 안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혼자는 싫어나와 함께 지내자.’

이런 소리가 빛과 함께 들려오지만 전 거기에 응이라고 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빛이 오는 곳은 너무 먼 곳이라 갈수 없거든요.

언제부터일까요 저곳에서는 소녀의 목소리가 담긴 빛이 오기 시작했습니다분명 예전에는 그저 빛만 왔는데 나와 함께 지내자 같은 말은 하지 않았는데.

분명 저 소녀는 외로운 것이겠죠하지만 전 그 소녀에게 갈수 없습니다.

소녀도 저에게 올수 없습니다그저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일밖에 할 수 없는 우리의 처지가 괴롭지만 우리는 죽을 수도 없습니다빛을 전달하기 위해 태어났고 혼자여야만 하는 사람들 그래서 외로움이라는 걸 전혀 몰라야 하는 우리들인데 소녀와 저는 그 외로움을 알아버렸습니다.

사실 전 외로움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어요저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죠그러던 어느 날 저 멀리에서 오는 빛은 나처럼 다른 누가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 난 혼자가 아니구나나와 같은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자 저는 외로워지기 시작했어요.

소녀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제가 외로움을 느낄 때쯤 소녀가 보내는 빛에서 목소리가 담겨서 왔거든요.

하지만 이 목소리는 저만 들을 수 있나봐요아무도 소녀의 목소리에 답을 해주지 않았죠전 답해주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왜일까요왜 소녀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난 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외로움을 달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소녀의 빛과 함께 오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어요소녀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지친 거겠죠.

나는 너무나 슬펐어요슬프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빛을 보내는 일도 계속해야 했죠.

그래서 더 슬펐어요나는 왜 여기 혼자 있고 이렇게 빛을 보내야 하지왜 저기 사람이 있는걸 알면서 가지 못하는 거지소녀가 외롭다고 하고 있는데 난 그걸 들을 수 있는데 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거지?

이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다녔고 전 그런 생각들을 할 때마다 더 외로워졌어요혼자가 싫었고 누군가 함께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죠.

이러한 사실들이 너무도 괴로워서 죽고 싶었어요하지만 죽을 수 없었죠그렇게 태어났으니까요

그렇게 매일매일을 보내야 하니까요차라리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으면 좋았을걸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 자신을 원망한지 얼마나 지났을까요다시 소녀의 목소리가 빛과 함께 제게 왔어요.

'정말 아무도 없는 거야여긴 나 혼자뿐인 거야?'

대답하고 싶었지만 전 대답할 수 없었어요그저 빛만 소녀에게 보낼 뿐이었죠그렇게 소녀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이제는 빛만이 저에게 왔어요차라리 소녀에게는 잘 된 것일지도 몰라.

원래부터 혼자였다고 생각하면 외로움이 사라질 테니까 응 분명 그럴 거야 소녀에게는 그게 더 나은 거고 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소녀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죠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도 제 자신의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전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되어버렸으니까요소녀는 알고는 있지만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있지만 전 저 자신을 속일 수 없으니까요.

소녀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없던 것처럼 취급할 수 있지만 전 할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 소녀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없던 것처럼 취급할 수 있다는 건 저 자신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제가 소녀보다 더 괴롭다는 사실은 확실했어요.

그렇게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는 날이 갈수록 수척해져 갔고 늙어갔어요원래 같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죠그렇게 계속해서 늙어가고 이제 빛을 보내는 일이 힘들어질 즈음이었어요소녀가 보내던 빛이 사라졌어요.

소녀도 나처럼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늙어가는 걸까요왜 빛이 오지 않는 건지 고민해봤지만 전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없었고 결국 생각하는 걸 포기해버렸어요하지만 소녀에게 보내던 빛을 보내는 걸 그만두지는 않았어요.

원래 제 일이기도 했고 어쩐지 그만두면 안 될 것 같았기에 몸이 힘들지만 매일매일 빛을 보냈죠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요이제 정말 빛을 보내러 가는 게 힘들어 아예 빛을 보내는 곳에서 자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제 별에 왔어요.

그리고 그 누군가는 소녀였죠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소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 소녀가 나에게 목소리를 보내던 소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소녀는 나에게 다가왔죠나는 숨고 싶었어요나 혼자 늙어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늙은 몸을 움직이는 건 힘들었고 숨기도 전에 소녀가 나에게 왔어요.

소녀는 늙어버린 내 모습을 보고 잠시 놀란듯했지만 나에게 다가와서 내 손을 잡고는 말했어요.

역시 난 혼자가 아니었어.”

그래요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저에게 온 거였어요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요하지만 전 소녀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포기하고 계속 외로워하며 혼자 살아갔죠그래서 전 늙어갔지만 소녀는 조금도 늙지 않았어요.

소녀는 내 손을 계속 잡으며 물었어요.

내가 보낸 목소리 듣지 못한 거야왜 있으면서 답하지 않았어?”

난 대답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말하기 싫어넌 혼자가 좋아?”

저는 바로 고개를 저었어요.

말 못해?”

저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소녀는 그제야 제 손을 놓고는 말했어요.

이제 나와 함께 살자!”

나는 늙고 병들었는데도 소녀는 나와 함께 살자고 말했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것 같았어요.

저도 그 사실이 정말 기뻤어요이제 혼자 지내지 않아도 되는구나이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구나하고요그러다 내가 이렇게 늙었는데 만약 죽어버리면 소녀는 다시 외로워지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원래 같으면 죽을 일은 없지만 전 이렇게 늙어버렸으니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 그건 소녀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제가 다시 소년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렇게 저와 소녀는 함께 빛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고-비록 소녀 혼자 말 하고 전 거기에 끄덕이거나 고개를 젓는 정도의 움직임으로밖에 의사표현을 못하지만아직까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출처] 혼자가 아냐|작성자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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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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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소녀

끄적 2014. 7. 21. 22:11

한 소녀와 별이 있었어요.

소녀는 언제나 별과 함께 있었어요.

별은 소녀가 오기 전까지는 늘 혼자였어요.

그런 자신의 곁에 소녀가 왔기에 별은 소녀가 참 좋고 소녀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소녀도 자신의 이야기를 언제나 묵묵히 들어주는 별이 좋았어요.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계속해서 자신만 이야기하는 건 또 다른 재미였죠.

그러나 별과 소녀는 서로를 좋아했지만 서로 다가가지는 못하는 존재였어요.

별은 저 먼 하늘에 있고 소녀는 땅에 있었으니까요.

그저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하는가에 만족해야했죠.

그것도 대부분이 소녀가 이야기하는 것뿐이었지만요.

별은 너무 오랫동안 혼자 있었기에 말을 잘 하지 않았어요.

사실 하는 법을 잘 몰랐죠.

그런 별이 좋았기에 소녀는 그저 웃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별은 자신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저 듣기만 할 수 있다니 자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보고 들은 게 많은데 이야기를 해줄 수 없으니 슬펐죠.

소녀는 별이 슬퍼하는 것을 느낀 건지 갑자기 재잘재잘 쏟아내던 말을 멈추고 물었어요.

"별아 왜 그래슬퍼?"

별은 대답하고 싶었으나 대답할 수 없었죠말하는 법을 잊어버렸는걸요.

별이 대답을 하지 않자 소녀는 다시 별에게 물었어요.

"말하기 싫어?"

아직도 소녀는 별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거죠.

별은 그런 소녀의 모습에 잠시 실망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위하는 소녀가 좋았기에 고개를 저으며 웃어보였어요.

소녀는 별이 웃자 자신도 같이 활짝 웃었죠.

소녀는 웃으면서 생각했어요.

'별이 말하는 걸 본적이 없네설마 말을 못하는 걸까?'

하지만 이제 자러갈 시간이었기에 그 말을 꺼내지 못하고 소녀는 별에게 내일 보자며 인사를 하고 자러갔어요.

"잘자 별아"

별은 사실 잠을 자지 않지만 소녀는 그것을 몰랐기에 언제나 별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해주었어요.

소녀는 별이 낮에 보이지 않기에 자는 건줄 알았거든요.

그렇게 소녀가 자러가고 별은 다시 잠깐 동안이지만 혼자가 되었어요.

잠깐 동안이기에 별은 상관없었어요이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언제나 소녀가 자신에게 온다는 걸 알고 있기에 소녀를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즐거웠죠.

자신이 말을 못한다는 사실만 빼면요.

다시 밤이 오고 소녀는 별에게 와 물었어요.

"별아 별아 너는 혹시 말을 못하는 거니?"

별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소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별을 보고 말했어요.

"불편하진 않아내가 매일 내 얘기만 하고 네 생각을 못해줬어 미안해"

별은 자신을 위해주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 더 소녀가 좋아졌어요.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가슴이 아팠죠소녀도 별이 더 좋아졌어요.

말을 못하면서도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자신을 좋아해준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소녀와 별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나갔어요.

그러나 둘은 서로 다가갈 수 없는 관계서로를 바라보는 것만 가능한 관계였어요.

소녀는 그런 관계가 싫었어요.

그래서 별에게 말했죠.

"별아 난 너와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우린 함께할 수 없어 어떻게 해야 내가 너와 함께할 수 있게 되는 거니?"

별은 방법을 한 가지 알고 있지만 이 방법은 소녀가 이 세상 사람으로 남을 수 없는 방법이기에 모른다는 의미로 고개를 저었어요.

소녀는 슬펐어요.

별과 함께 하고 싶은데 별도 방법을 모른다니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소녀는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별과 함께 하는 법을 묻고 다녔어요.

사람들은 그런 소녀를 보고 미쳤다고 했죠.

그러나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대부분 소녀를 보고 미쳤다고 했지만 유일하게 한 사람이 방법을 안다고 말해주었죠.

그 방법은 소녀가 죽어야 했어요소녀는 그 사람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별에게 갔어요.

"별아 내가 너와 함께하는 방법을 알아왔어!"

별은 놀라지 않았어요소녀가 마을사람들에게 묻고 다니고 어떤 사람에게 방법을 듣는 것을 보았거든요.

하지만 별은 소녀가 그 방법을 쓰길 원치 않았어요.

그래서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외쳤어요.

'안 돼 제발 그러지 마 난 네가 오래 살아있는 게 좋아'

속으로 말하는 걸 소녀가 들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별은 계속해서 말했어요.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이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소녀가 별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었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해서 일어난 일이었을까요.

별은 여전히 말을 못하지만 소녀에게는 별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소녀는 기뻐서 별과 함께 하겠다는 생각도 잊은 채 소리쳤습니다.

"별아 네 목소리가 들려!"

별은 놀랐어요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다니!

별은 소녀에게만 들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서서히 말 하는 법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소녀에게 말했어요.

"나는 네가 나와 함께 이야기 하는 게 좋아 내 곁에 지금 당장 오지 않아도 괜찮아.

나중에 네가 나이 들어 죽으면 그때 내게 와도 괜찮아 그러니까 지금 나와 함께 하려는 생각을 버려주면 좋겠어부탁해."

소녀는 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기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어요.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게"

소녀는 매일매일 별과 이야기를 나눴어요별은 정말 기뻤어요.

이제 자신도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니까요

낮에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소녀에게 이야기 해주고 소녀도 자신의 이야기를 별에게 해주었어요.

둘은 그렇게 사이좋게 지냈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소녀가 죽을 나이가 됐어요.

소녀-아니 이젠 할머니일까요-가 별에게 말했어요.

"드디어 너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겠다."

"그러게 참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지 우리"

"응 기다려 이제 곧 갈게 별아"

말을 마치고 소녀가 눈을 감자 소녀의 몸은 서서히 별이 되어갔고 소녀가 서 있던 곳에는 작은 별가루들이 흩날렸어요.

그렇게 소녀는 별이 되어 별과 함께 영원히 있게 되었답니다.

[출처] 별이 된 소녀|작성자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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