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끄적/아이마스 2016. 2. 29. 18:29

"유우..."
오늘도 치하야는 유우를 생각하며 자신의 손목에 칼자국을 남긴다.
그토록 아끼던 자신의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괴로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것만 같았기에 손목을 긋는다.
"누나"
들릴리 없는 목소리였지만 치하야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곳에 그녀의 동생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자신의 동생이 자신의 곁에 없다는 것을 실감한 그녀는 다시 한번 그리고 좀더 강하게 자신의 손목을 그었다.
푹하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깊게.
그녀에게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찾아볼수 없었다.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 상태로 칼을 오른쪽으로 그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던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딩동
"치하야? 지금 집에 있어?"
하루카였다.
그녀가 손목을 긋기 시작한 그날부터 매일 치하야를 찾아오지만 치하야가 매번 거절했기에 문 앞에서 돌아가는 나날만 반복했던 하루카.
"치하야? 안에 있는거 맞지? 들어가도 괜찮을까?"
평소였다면 거절의 말을 꺼냈을 치하야가 아무런 말도 꺼내지않자 무슨일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한걸까.
하루카는 치하야의 집 문 손잡이를 돌렸고 그날 이후로 문을 잠그는것 조차 잊고 있던 치하야였기에 치하야의 집 문은 손쉽게 돌아가 열렸고 하루카는 그런 사실에 잠시 당황하다 치하야의 손목에서 흐르는 피와 그녀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피에 절은 칼을 보고는 신발을 벗을 생각도 문이 열릴줄 몰랐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건낼 생각도 못한채 그녀에게 달려갔다.
"치하야!"
"..."
하루카는 치하야의 손목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 놀라는것도 잠시, 지혈할 천을 찾아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다 아무리 봐도 응급상자 같은게 보이지 않아 결국 자신이 입고 온 옷을 찢어 치하야의 손목에 둘러 묶어주고는 치하야에게 물었다.
"치하야 응급상자는? 없어?"
왜 그랬는지도 자신을 질타하지도 않는 하루카를 보며 치하야는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그런거 있을리가 없잖아."
치하야는 그날 이후 자신의 집에 그나마 있던 붕대나 연고들을 몽땅 버렸었다.
손목이 낫는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상처들을 가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치하야 일어나."
치하야의 대답을 들은 하루카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아직도 치하야의 손에 들려있는 칼을 뺏어들고는 치하야의 멀쩡한 손을 붙잡고 일어났다.
"싫어."
그러나 치하야는 그런 하루카의 손을 쳐내고는 자신의 손에 묶인 하루카의 옷을 풀어내려 했다.
"무슨짓이야!"
당연히 그런 행동에 기겁한 하루카는 한손이라 제다로 풀어내지 못하는 치하야의 손을 붙잡았다.
"나 때문에 유우가 그렇게 됐는데 나만 멀쩡하게 살수 있을리가 없잖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외치는 한마디.
"그게 왜 치하야탓이야. 치하야는 그때 어렸어! 어쩔수 없었던 일이야 그건!"
"그래도... 난 겁쟁이라 죽는건 못하지만 적어도 큰 고통 하나쯤은 있어야 유우도 편해질거야!"
"그럴리가 없잖아!"
"하지만!"
"치하야 네가 알던 유우는 이기적인 아이였어?"
"유우는 언제나 남을 위하는 아이였어!"
"그래. 그런 아이가 자기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누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거 같아?"
"그...건..."
"너도 알고 있잖아 이런거 그냥 치하야의 자기위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걸. 아니 오히려 유우의 핑계를 대고 도망치는 거라는걸."
"아냐...아냐!"
"치하야. 정신 차려.  네가 이래도 유우는 기뻐하지 않아.  오히려 슬퍼할거야.  그건 유우의 누나인 치하야가 가장 잘 알잖아.  이제 그만해."
"유우... 미안해. 이런 누나라서 미안해..."
아이처럼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며 우는 치하야.
하루카는 그런 치하야를 안아주고는 가까운 병원에 데려가 손목 치료를 받게 했다.
"...미안해"
"괜찮아.  대신 다음부터는 이러면 안 돼. 알았지? 나랑 약속이야!"
일부러 장난스럽게 웃으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하루카를 보고 치하야는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응...!"
치하야가 아이돌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손목을 보여주고 죄송했다고 사과하자 많은 팬들이 이제는 괜찮냐며 힘든 이야기 말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자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는 조금 뒤에 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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