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 탐탐

끄적 2014. 7. 21. 22:17

주륵주륵 한 아이가 울고 있습니다. 너무나 서럽게 울길래 무슨 일일까 싶어 가까이 가보니 이 아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전 그 모습을 보고 슬금슬금 그 아이가 저를 보기 전에 뒷걸음질을 치며 그 아이에게 벗어나려 했지만 그 아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리고는 저를 빤히 쳐다봤어요. "현준이야?" 이 아이 눈이 안 보이나 봐요.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것도 모자라 눈도 보이지 않다니...두려움보다 측은함이 더 커져 전 그 아이에게서 도망치려다 그 아이에게 다시 돌아갔어요. "현준이? 네 친구 이름이니?" "아저씨는 누구야?"

이런 아이가 놀라 몸을 웅크리네요 갑자기 모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서 그렇겠죠. "난 그냥 지나가던 아저씨야 무서워하지마 난 그래 현준이 친구야!" 현준이라는 이름을 대자마자 아이는 반색하며 저를 맞아주었어요.

거짓말이라는 티가 많이 나는데도 믿는걸 보면 많이 외로웠던걸까요? "그렇구나! 여기 앉아"

"현준이는 어디 있어? 왜 안와? 내가 이제 싫대? 내가 이제 눈 안보인다고 나 싫어하는거 아니지?"

아이는 언제 울었냐는듯 저에게 다가와 질문공세를 퍼부었어요.

이 아이 처음부터 눈이 안보이던건 아니었나봐요.

"응 현준이는 너 안 싫어해 걱정마 그런데 이제 눈이 안 보인다니 무슨 뜻이니?"

"나도 몰라 갑자기 어느 날부터 눈이 안보이게 됐어 그리고 그 날부터 현준이도 사라졌어"

"그렇구나...힘들었겠네"

"으응 아냐 현준이가 안 온건 슬프고 힘들었지만 눈이 안보이는건 괜찮아 어차피 평소에 잘 쓰지도 않았으니까" "눈을 잘 안 썼다고?" "응 여기 내 몸에 구멍난거 알지? 난 이 구멍으로 대부분의 것을 느낄수 있어"

"현준이가 이 감각이 보통 사람보다 몇십배는 민감하다고 했어 하지만 슬프거나 화날때는 이 감각을 못 느껴"

"정말 대단하네 이거 한번 들여다 봐도 괜찮겠니?"

"아니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한거지 미안...!"

"아냐 괜찮아 들여다 본다고 뭐 이상해지는것도 없는걸?"

이 아이의 가슴에 난 구멍이 감각기관 같은거라니 정말 놀란 저는 무심코 아이에게 들여다봐도 되냐고 물어보고 말았어요. 그리고 곧 실수를 했다는걸 깨닫고 사과를 하려는데 아이는 흔쾌히 승낙해주었고 전 지금 그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기 무언가 이상한게 보여요 이 아이 또래 남자아이 같은데...

아 남자아이가 가까이 다가와 무언가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데 아이가 제게 물었어요

"뭔가 보여?" "응 남자애가 보이는데 뭐라 말하고 있네 뭐지?" "너 현준이 친구 아니구나"

어떻게 안거죠...? 전 아직 현준이라는 아이에 대해 한마디도 한적이 없는데...당황해 아니라고 답하려고 구멍을 들여다보던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아이의 손이 제 머리에 닿았어요. "거짓말쟁이는 벌 받아야 해 너도 이 안으로 들어가버려"

"아 이 아저씨는 맛있다"

그게 아이에게 밀려 구멍속으로 들어가던 제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출처] 호기탐탐|작성자 혀느

처음 의도는 이게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이런 글이 되어버렸네요 ㅋㅋㅋ 음 저 아이는 요괴라는 설정입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만들고 그 호기심을 사람을 섭취해 먹는 요괴죠. 이름은 음 뭐가 좋을까요 호기탐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것과 호기심을 먹는 다는 뜻으로 적당히 합쳐보았어요. 뭐 진짜 쓸일은 없을테니 이런 적당한 이름이라도 괜찮겠죠.

[출처] 호기탐탐|작성자 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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